다이어트부터 염증 완화, 암 예방까지.. 지속가능한 '비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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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부터 염증 완화, 암 예방까지.. 지속가능한 '비건 라이프'

비건은 단지 채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동물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가죽, 털, 깃털 등이 사용된 옷이나, 동물성 재료와 성분이 들어간 물건을 소비하지 않고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 등을 거부하는 것이다. 비건을 지향한다는 것은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비건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포용하고 결국에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혀 진실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지는 비거니즘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을 엄선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 조신주 slide7@hanmail.net
  • 등록 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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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비건이 된다는 건 영양학적인 무지에서 벗어나는 걸 의미한다. 동물이 오늘날과 같은 방식으로 학대 받는 한, 이 세상에 평화란 존재할 수 없다. 비건이 되기 전에는 우리 식탁이 이렇게 풍성해질 줄 미처 몰랐다. 나는 식생활과 영양학을 교육하는 세상, 우리 모두가 요리할 시간이 있는 세상이 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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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매해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에서 발생되는 배출량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또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와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한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인간이 가축을 기르고 사료를 재배할 땅을 확보하기 위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산림을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산림이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이제 채식은 무엇보다 인류의 생존을 좌우할 키워드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육식보다 채식이 몸에 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류 독감, 구제역, 항생제, 달걀 파동 등 집약식 축산업의 폐해도 겪었으나, 육식은 우리 사회에서 압도적인 식생활 방식을 꼽힌다. 

 

채식은 균형 잡힌 식사가 아닌 채소에 편중된 식사라는 인식이 높은데, 채식주의자는 민감하고 극단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반려동물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채식과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동물을 사랑하지만 고기는 먹고 싶은 '인지 부조화'를 문제로 느끼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채식주의자도 채식의 정도나 단계에 따라 다른 이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동물성 식품 가운데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붉은 살코기를 먹지 않는 사람은 세미 베지테리언, 동물성 식품 가운데 어류는 먹지만 육류는 먹지 않는 사람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이 있다. 

 

또 동물성 식품 가운데 달걀과 유제품은 먹지만 육류와 어류는 먹지 않는 사람은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유제품은 먹지만 그 밖의 동물성 식품은 먹지 않는 사람은 락토 베지테리언,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채소와 과일만 먹는 사람은 비건이라 부른다.

 

비거니즘은 채식주의자 중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에, 동물을 착취해 만든 제품을 거부하고 동물권을 인정하며 동물 해방을 위해 힘쓰는 철학적 개념이 더해진 말이다. 

 

이에 비거니즘은 인간이 입고 먹고 즐기기 위해 동물을 착취하고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철학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명 사상이자 행동 이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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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문화적 동물로, 환경을 고도로 활용하며 자기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바로 그런 능력 덕분에 우리는 고기를 안 먹고도 살 수 있으며, 동물을 억압하지 않고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할 수 있다.'

 

"비건이 된 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는 마르탱 파주는 <왜 고기를 안 먹기로 한 거야?>에서 비건으로 살면서 그간 보이지 않던 문제를 깨달았으며 비건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곧 수많은 지식을 얻는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여정이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비건으로 살려면 용기가 필요하고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수도자처럼 사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겠다는 일념으로 동물을 죽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고 문명을 바꾸는 비건의 길로 접어들 필요가 있다. 

 

채식은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고 얼마든지 맛있을 수 있으며 육식을 혼용하는 것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면서 채식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새롭게 정립한다. 

 

무엇보다 비건이 된다는 것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도 이 땅에서 살아가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동시에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한 방법인 것이다. 아울러 폭력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지금의 문명을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친환경적인 문명으로 바꾸는 출발점이라 하겠다.

 

채식은 위태로운 지구에서 변화를 위한 중요한 실마리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빈틈이 좀 있어도 괜찮다. 때로는 제자리여도 멈추지만 않는다면, 내일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지향하는 미래로 다 같이 걸어갈 수 있다면, 가만히 있느니 뭐라도 하는 게 좋을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함께 채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