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RE:포트] 1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 본격화하는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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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RE:포트] 1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 본격화하는 인도

플라스틱 폐기량, 소비량의 70%.. 도시 거리마다 쓰레기 방치
포장폐기물 순환경제 체계 강화.. 지속가능한 포장 변화 '시동'
업계, 대체재 마련 미흡.. 코로나 영향 등으로 공급망 해결 과제

  • 조신주 slide7@hanmail.net
  • 등록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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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인도는 전세계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로 꼽힌다. 미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09kg인데 반해 인도는 11kg으로 적은 편이지만 13억5000만이 넘는 인구 탓에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55만 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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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세계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단위: 백만 톤/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인도의 미비한 환경 보호 정책과 부족한 쓰레기 처리 시설, 저조한 재활용률로 쓰레기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인도의 플라스틱 폐기량은 소비량의 약 70%로 인도의 어느 도시를 가도 쓰레기들이 거리에 방치돼 있은데, 이는 대부분 강과 바다로 버려져 수질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은 인구가 많은 주요 대도시들로 뉴델리를 비롯해 첸나이, 콜카타, 뭄바이 등의 순으로 대체적으로 도시의 경제력과 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인도가 최근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플라스틱 의존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플라스틱 포장폐기물의 순환경제 체계를 강화하고 플라스틱 포장의 새로운 대체재 개발을 유도하며, 지속가능한 포장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코트라 콜카타무역관에 의하면 인도 정부는 지난 7월부터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법안은 인도 내에서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것인데 플라스틱 백, 식품 등에 사용되는 스틱류, 음료용 스트로, 포장재 등 넓은 범위에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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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도시 톱 10 (단위: 톤/년) ⓒ인도 환경부

 


현재 포장용 플라스틱 제품은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프로그램을 통해 수거해 친환경적 방법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이 안 되는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인도 정부는 CSPCB(Central and State Pollution Control Boards)를 통해 1회용 제품 생산자에게는 원자재 공급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한다.


인도는 정책적 목표에 따라 올해까지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퇴출시킨다는 계획이다. 인도 환경부는 작년 8월 관련 정책을 발표했으며, 올해 7월부터는 실행에 옮겨 활용도가 낮고 잠재적 오염도가 높은 1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제조, 수입, 보관, 유통, 판매 및 사용을 금지했다. 이달 30일부터는 두께가 75micron 미만 제품들의 제조, 수입, 판매 및 사용을 금지하며, 오는 12월 31일부터는 두께 120micron 미만 제품도 사용을 금지할 방침이다.

 

인도 정부는 2027년 상반기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의 100%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은데 현재 약 70%의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지만 5년 이내에 이 비중을 10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현지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인도의 한 음료생산 기업은 1회용 플라스틱 스트로 대체품으로 종이 스트로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품 디자인 변경을 통해 1회용 스트로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있지만 비용면에서 종이 스트로 등 대체재 사용이 유리한 만큼 수입을 통한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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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내용 ⓒMinistry of Information and Broadcasting Government of India 

 

 

이처럼 업계는 국내에서 대체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영향으로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변화에 적응하는 데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로 1회용 플라스틱 산업이 창출하고 있는 고용부문을 들 수있다. 인도에는 약 8만8000개의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생산자가 있는데, 이에 따른 고용인력은 100만 명에 달한다. 정부의 플라스틱 규제정책으로 인해 100만 명에 가까운 인력의 고용이 위협을 받고 있어 고용 리스크도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 정책 추진을 현실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1회용 플라스틱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인도에는 부족하고 국민들의 인식도 낮은 편인데, 특히 소규모 생산자들이 많아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인도의 1회용 플라스틱 규제 법안에 따라 1회용 플라스틱 대체재 시장은 급격히 성장할 것은 자명하다. 바이오 플라스틱, 종이 스트로부터 대체재를 생산하는 기계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 부문에서 시장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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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플라스틱 폐기물 방치 현장 ⓒlaughingcolor

 

 

또 종이 스트로 생산기계, 바이오 포장재, 플라스틱 재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수입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종이 분야는 원자재부터 관련 화학제품, 대체재 생산 기계류에 이르기까지 향후 유망한 수출 분야로 부각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플라스틱 규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인도 시장진출을 추진해야 할 때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환경기술과 혁신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인도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차원의 사회적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역시 생각해 볼만한 요소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뛰어난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인도와 기술협력이나 공동연구 진행 역시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한국은 분리수거가 일상이 돼있고 재활용 강국인 만큼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등을 통해 인도에 한국의 쓰레기 처리기술을 전수하고 IT 등 인도의 연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면 관련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에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 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