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글로벌 브랜드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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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글로벌 브랜드의 전략은?

[미-친-책 365] 본지가 2022년 독서문화 진흥 캠페인 '미-친-책 365'를 진행합니다. 베스트셀러나 신간 도서에 밀려 독자들과 '미처 친해지지 못한 책'을 찾아 소개하고 일독을 권장함으로써 다채로운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나아가 다양한 콘텐츠와 온라인 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책을 찾는 이유를 생각해보고 편독 없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제안해보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편집자 주>

  • 한주연 82blue@hanmail.net
  • 등록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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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입버릇처럼 내거는 구호가 있으니 바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ESG가 기업의 가치와 성과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부상한 것이다. 

 

이같은 ESG 열풍을 두고 한때 지나가는 트렌드나 유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부와 기관, 기업 등이 주목하는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매출과 규모로 브랜드를 평가하는 시대가 아닌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브랜드가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핵심 고객을 대변하는 브랜드가 지속가능한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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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속에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지난 2016년 롱 루트 에일(long root ale)이라는 맥주를 선보여 화제를 불러모았다. 등산용품을 만들던 회사가 갑자기 맥주를 통해 지구를 구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모든 면직 의류는 100퍼센트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면으로만 만든는데 제품은 물론 경영철학에서도 독특한 회사로 유명하다. 파타고니아에서는 일과 놀이의 구분이 무의미한데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직접 즐겨본 사람만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직원들에게 등반 장비와 서핑 장비등을 직접 써볼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매장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도 종합건강보험을 들어주는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모험을 즐기려는 스포츠광들을 회사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모인 직원들은 파타고니아 제품이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얼마나 탁월할지 잘 아는 전문가가 된다. 

 

이들은 특히 매장에서 만난 고객에게 제품을 팔려 하기 보다는 그저 진정성 있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파타고니아가 아웃도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파타고니아가 맥주를 통해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주목해보면, 맥주의 주원료인 밀은 한해살이 작물로 밀을 재배하기 위해선 해마다 밭을 갈아야 하는 과정이 필수다. 흙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거대한 저장고인데 지구 토양에는 공기보다 3배나 많은 양의 탄소가 저장됐다 

 

그런데 밀을 재배하기 위해 트랙터와 같은 기계를 사용하는 대규모 기업형 농업이 확산되면서 흙 속에 있어야 할 다량의 탄소가 지표 위로 배출되기 시작했고, 이는 기후 위기가 촉발시킨 탄소 중립 흐름과는 배치되는 농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파타고니아는 일반 밀이 아닌 여러해살이 밀 품종인 컨자(Kernza)를 통해 이런 흐름을 바꾼다는 것인데, 컨자는 긴 뿌리를 통해 영양분이나 물을 모으는 기능이 탁월해 생육에 필요한 물이나 비료 사용량이 적은 이점이 있다. 뿌리 길이가 3미터 이상일 정도로 땅속 깊이 뻗어 나가는 특성으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저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컨자는 일반 밀과 다르게 서늘하고 추운 지역에서만 잘 자랄 뿐 따뜻하거나 비가 많은 지역에선 잘 자라지 않는다. 밀은 기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아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더불어 알곡 크기가 일반 밀알의 5분의 1에 불과해 종전 제분시설로는 낟알이 작은 컨자를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없는 관계로 농부들은 컨자를 재배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타고니아가 컨자를 원료로 한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관련 기반 시설을 늘리고 재배 농가와 생산 계약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롱 루트 에일이 다른 맥주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여기에 맞춰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매출이 줄어들어야 셈이다. 특히 브랜드는 아무리 좋은 의도와 목적을 가졌다고 해도 생존이 우선인데도, 파타고니아에는 그들의 경영철학에 동의하는 열성적인 소비자들이 있고, 지금도 파타고니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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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가 식품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어쩌다 한 번 구매하는 의류 제품만으로는 세상을 바꾸기 힘들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소비자가 날마다 사용하는 식품에 ESG를 접목시켜서 그들의 브랜드 철학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지데일리DB

 

 

최근 ESG의 물결이 거세지고 새로운 소비 주체로 MZ세대가 주목받으면서 파타고니아의 행보는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가 갖춰야할 표준으로 자리잡아가는 양상이다. 


ESG와 MZ세대가 촉발시킨 새로운 물결, 우리에게는 새로운 브랜드 언어가 필요한데, 이러한 시점에서 신현암과 전성률의 <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는 오늘날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현재 전세적인 화두는 ESG로, 모든 기업은 전략을 세울 때 ESG를 고려해야 하며, 환경보호에 관한 한 파타고니아는 어느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창업 초기부터 환경보호를 강조해온 파타고니아는 브랜드의 일관성 면에서도 합격이라 할 수 있다.

 

파타고니아가 식품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어쩌다 한 번 구매하는 의류 제품만으로는 세상을 바꾸기 힘들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소비자가 날마다 사용하는 식품에 ESG를 접목시켜서 그들의 브랜드 철학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저자들은 전 세계의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를 분석하는데 7세대를 생각하는 환경제품을 만드는 세븐스제너레이션, ESG의 대명사로 떠오른 유니레버, 패스트패션의 단점을 순환경제로 돌파한 H&M, 창업자의 비전과 독특한 홍보전략으로 충성고객을 만들어낸 버진그룹, 60세 이상만 채용하는 가토제작소 등 기업의 목적을 브랜드 가치로 항샹시킨 다양한 브랜드의 경험을 공유한다.

 

아울러 약을 공짜로 나눠준 제약회사 머크와 재미와 업을 연결하고 확장한 벤앤제리스 등을 통해 어떤 변화 속에서도 경영철학을 지켜내 사랑받게된 브랜드를 살펴보는 한편 자신들의 브랜드 철학을 알리기 위해 경찰서 앞에 대마초를 심었던 닥터 브로너스와 환경, 젠더 이슈를 발랄한 패러디로 풀어내어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브루독 등의 사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에 더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장하는데 힘쓰는 칙필레이와 데이트 때 입고 나갈 수 있는 유니폼이란 컨셉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 오아시스 솔루션, 전 직원의 75퍼센트가 자폐 성향을 가진 회사, 스페셜리스테른과 같은 사례를 통해 핵심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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