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듬뿍 담긴 '고소애'를 아시나요?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백질 듬뿍 담긴 '고소애'를 아시나요?

[이제부TURN]
적은 양으로도 필요한 영양 채울 수 있는 식용곤충 관심↑
항암치료 환자 단백질 섭취율 증가 등 영양지표 개선 효과
곤충농가·산업에 새로운 식품 생태계 조성..소득창출도 기여

  • 한주연 82blue@hanmail.net
  • 등록 2022.09.23
  • 댓글 0
11.jpg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 등 식용곤충은 앞으로 다양한 환자식, 건강기능식품 등에 활용돼 곤충 농가 소득 증대와 관련 산업 확대를 도울 수 있을 전망이다. 

 

 

[지데일리] 일반적으로 췌담도암이나 간암 환자들은 상처 치유와 체력 회복을 위해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수술 후 소화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육질이 단단한 육류나 생선류를 충분히 먹기가 어려운 데 조리를 위한 번거로움, 건강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산 섭취량이 따라 느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적은 양으로도 필요한 영양을 채울 수 있는 '고소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능성 검토 결과 항치매, 항암활성, 항염증, 모발 촉진, 항비만, 항당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는 지난 2016년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는 식용곤충으로 영양 성분은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 함량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과 공동으로 고소애를 8주간 섭취한 췌담도암·간암 항암 치료 가운데 환자의 단백질 섭취율이 20% 증가하는 등 영양지표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내 주목된다.

 

항암제는 암세포는 물론, 건강한 세포에도 손상을 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 세포 재생을 도와야 한다. 아울러 항암 치료 시 식욕 부진, 오심, 구토 등 부작용으로 영양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고 항암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필요한 열량과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

 

[크기변환]2.png
고소애는 지난 2016년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는 식용곤충으로 영양 성분은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 함량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번 임상 연구는 항암 치료를 받는 췌담도암·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소애의 장기 복용에 따른 항암 치료 순응도와 영양지표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항암 치료가 시작되는 날부터 8주간 진행됐고 연구가 완료된 44명의 임상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고소애는 환자들의 섭취 순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제품의 제형과 맛 등을 개선해 셰이크 형태로 개발했는데, 셰이크를 하루 1포(30g) 섭취하면 단백질 약 13g을 보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고소애 셰이크 섭취군 20명과 곡물 셰이크를 섭취한 대조군 24명을 대상으로 영양소 섭취량 조사, 체성분(위상각, 제지방량, 근육량, 골격근량 등)을 측정한 결과, 고소애 셰이크 섭취 군은 대조군보다 평균 열량 섭취율과 단백질 섭취율이 증가했다. 특히 평균 단백질 섭취율은 대조군보다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환자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건강한 세포막 상태를 반영하는 위상각 변화량에서는 고소애 셰이크 섭취군이 대조군보다 약 10% 늘어났는데 제지방량, 근육량, 골격근량 변화도 대조군보다 약 2% 증가했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 환자에서 위상각은 질환의 심각성, 영양 불량 정도 간의 강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양질의 단백질 섭취는 세포막 손상을 감소시켜 위상각 증가와 함께 근육 기능 향상, 영양 불량 개선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고소애 셰이크 섭취 군은 항암 치료 기간 동안 절대 호중구 수의 변화량이 거의 없는 편이다. 반대로 곡물 셰이크 섭취 군은 절대 호중구 수가 감소했다. 절대 호중구 수(ANC)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체내 방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항암제와 같은 암 치료로 감소하며 절대 호중구 수가 낮으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고소애는 셰이크 형태로 만들어 요리하지 않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고 적은 양으로도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등 필요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만큼 환자의 회복과 영양지표 개선은 물론 항암제 부작용 경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기변환]1.jpg
고소애 셰이크 섭취 군은 항암 치료 기간 동안 절대 호중구 수의 변화량이 거의 없는 편이다. 반대로 곡물 셰이크 섭취 군은 절대 호중구 수가 감소했다. 절대 호중구 수(ANC)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체내 방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항암제와 같은 암 치료로 감소하며 절대 호중구 수가 낮으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 이승돈 부장은 “고소애가 영양 공급이 어려운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다양한 환자식, 건강기능식품 등에 식용곤충을 활용해 곤충 농가 소득 증대와 관련 산업 확대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부장과의 일문일답.

 

- 식용곤충 중 고소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인지

▲ 고소애는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다량의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영양 측면에서 무기질, 비타민, 식이섬유 함량, 필수아미노산 조성도 좋은 편이다. 식품으로 섭취 시엔 특유의 냄새와 맛이 다른 식용곤충에 비해 적고, 식품으로 가공 시에도 수율이 높다. 영양학적, 경제적 접근성이 좋은 식용곤충으로 판단돼 선택하게 됐다.


- 알레르기 반응과 같은 부작용 사례는 있는지

▲ 항암 치료 부작용에 따른 메스꺼움, 식욕 저하와 같은 개인의 기호적인 이유로 참여를 포기한 환자도 있지만 연구를 마친 환자들은 고소애 셰이크를 물이나 유제품, 음료 등과 함께 섭취하면서 좋은 순응도를 보였다. 연구 전 갑각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제외했으며, 연구 기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환자와 고소애 섭취로 인한 다른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는 없었다.


- 물이나 음료 외 요리에 추가해 섭취해도 되는지

▲ 연구진은 고소애를 이용한 52종의 환자식 메뉴를 개발했고 한식, 양식, 중식과 같은 일반식 메뉴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고소애는 특유의 맛과 색이 있어 색과 향이 진한 메뉴에 적용되면 일반 메뉴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단 요리가 어려운 경우 우유, 요구르트, 계피차, 코코아, 아로니아 음료 등에 타서 먹으면 쉽게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 향후 추가적인 연구 계획과 방향이 있다면

▲ 이번 연구는 항암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식용곤충의 영양 효과를 알아보는 첫 임상연구로, 이를 기반으로 대상 환자의 질병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다른 의료기관과 다기관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식품 곤충 섭취의 유효성을 입증할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의 제형, 맛, 복용 방법 등 개선과 비용 효과적인 가공 방안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 연구 결과 활용방안과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췌담도·간암 환자의 항암 치료 시 고소애를 통한 영양 공급 방안을 새롭게 수립하고 곤충식의 제품 공급을 통해 암 환자의 영양 불량을 예방하고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도록 연구할 계획이다. 나아가 췌담도·간암 환자 외 영양 불균형이 심한 타 장기 암 환자에도 연구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고소애 등 다양한 식용곤충을 활용한 과학적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식품을 개발해 곤충 농업과 관련 산업에 새로운 식품 생태계 조성과 소득 창출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당신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

G-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