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구촌은 지금] 친환경화 열풍에 中 이차전지 기업 해외진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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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구촌은 지금] 친환경화 열풍에 中 이차전지 기업 해외진출 본격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망 구축 공격 행보에 해외기업 촉각
中 이차전지 기업 해외 생산기지 확장하며 글로벌 공략 잰걸음
시장 공략 성공 관건은 '기술'.. 韓 기술역량 강화로 우위 확보해야

  • 이종은 sailing25@naver.com
  • 등록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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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호황으로 1년 이상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중국내 이차전지 리튬 원료 가격이 지난 4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역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 가격은 4월 초 톤당 50만 위안까지 급등했다가 1달 만에 46만1500위안/톤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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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이는 중국 내 코로나19 재유행과 이에 따른 봉쇄조치로 다운 스트림 부문의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며 시장수요가 일시적으로 위축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 업계는 관련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로 공급부족 국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해외에선 중국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중국의 배터리 산업망 구축을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소재기업들도 다양한 바이어 발굴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면서 이차전지와 소재, 원료 업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막강한 자본력에 힘입어 BYD, CATL, 칭산, 화유 코발트 등 선도기업들이 완전한 산업망·공급망을 구축하면 중국 이차전지 산업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장기적으로 중국기업의 공격적인 행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중국 이차전지 업체들은 최근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대표적인 이차전지 업체인 CATL를 비롯해 SVOLT 에너지 테크놀로지, Envision AESC, Gotion High-Tech 등 주요 이차전지 업체들이 잇따라 해외 생산능력을 확장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무선 CATL는 향후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간 생산능력이 100GWh에 달하는 유럽 최대 이차전지 공장을 짓는다 공장부지는 221만㎡, 총투자액은 73억4000만 유로에 이른다. 연내 착공하며 64개월 이내 건설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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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차전지 탑재량 ⓒ코트라(자료=중국자동차배터리산업혁신연맹)

 

최근 독일 당국으로부터 시범 가동을 허가받은 튀링겐주 공장에 이어 헝가리 공장은 CATL의 유럽 제2생산거점이 되는데, 이달 초엔 SVOLT 에너지 테크놀로지가 독일에 두 번째 이차전지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공장은 브란덴부르크주에 위치했는데 배터리 팩·모듈 생산에 집중하는 독일 자를란트 공장과 달리 배터리칩 생산에 집중한다. 

 

Gotion High-Tech도 지난 6월 연내 독일 괴팅겐 공장 가동 계획을 밝혔었다. 같은 달 연간 60GWh의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이차전지 설비 구매 계획을 발표했는데 해당 생산설비들은 중국 허페이, 베트남, 미국 등 3개 공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Envision AESC는 4월 미국 켄터키주에 연간 생산능력 30GWh의 이차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6월 스페인에 이차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완성차 생산 공장과 인접한 지역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해 이차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CATL 등과 달리 현지 전기차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단계적으로 전개하는 중국 기업도 있다. 지난해 Farasis Energy는 터키의 전기차 업체 토그(Togg)와 공동 설립한 협력사 SIRO를 통해 배터리 모듈과 팩 생산라인을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해외 생산기지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로 중국 기업의 기술력·생산력·경쟁력이 향상된 점을 꼽는다. 큰 내수시장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토대로 중국 이차전지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며 경쟁력을 쌓아 왔다. 중국 전기차 시장 호황에 힘입어 이차전지 탑재량은 지난해 142.8% 증가해 150GWh를 넘어섰다. 


올해 코로나19 재유행에 의한 물류난, 공급 차질 등 불확실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서도 이차전지 탑재량은 100% 이상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누계 탑재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2.1GWh에 도달했는데 이는 2021년 전년도 탑재량을 넘어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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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리튬 소재 가격 ⓒwind



최근 리튬 등 핵심 원료의 가격 급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보전하는 수단으로 중국 이차전지 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차전지 수요 폭증으로 관련 소재 수급 불균형이 심화함에 따라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 가격은 2021년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화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중국 이차전지 기업의 해외 생산능력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디커플링 가속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으로 중국 기업들은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베이징무역관은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해외 시장공략을 강화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면 "관련 기업들은 중국 기업의 이차전지 산업망 확장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행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술적 역량을 강화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기술 요구 사항을 유럽시장 진출과정의 최대 난제로 꼽는 분석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