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콘텐츠야] 넷플릭스가 아마존·구글을 뛰어넘은 의외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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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콘텐츠야] 넷플릭스가 아마존·구글을 뛰어넘은 의외의 이유

넷플릭스 인사이트
이호수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지데일리] 지난해 <뉴욕 타임스>는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인 <킹덤>을 2019년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10으로 선정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은 시즌1과 시즌2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에미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이외에도 넷플릭스는 올해 국내에서 방영된 인기 작품들에 투자하면서 국내 드라마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이렇게 제작된 작품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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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성공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전 세계 190개국으로 확장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는 한국의 콘텐츠 비즈니스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오며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한국의 OTT 시장을 장악했다. 이제 넷플릭스와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젊은 층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대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우리 사회에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직원 7명의 DVD 대여 업체였던 넷플릭스가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거인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수차례의 파격적 혁신의 과정이 있었다. 특히 그 중심에는 ‘사용자 중심’의 가치가 있었다. 사실 사용자를 중심에 둔다고 말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하지만 <넷플릭스 인사이트>의 저자 이호수는 넷플릭스와 같이 결코 타협하지 않는 사용자 중심 기업은 찾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넷플릭스가 고객의 요구를 철처하게 분석하고 구현하려 노력한 결과는 넷플릭스의 웹사이트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온라인을 바탕으로 DVD 사업을 한 기업답게 넷플릭스는 가장 먼저 고객 친화적인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웹사이트를 개선해나갔다. 

 

고객들은 넷플릭스의 웹사이트를 통해 보고 싶은 비디오를 찾는 것은 물론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영화의 리스트를 만들 수 있었다. 이 과정은 현재 넷플릭스의 가장 뛰어난 경쟁력인 추천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고객을 중심에 둔 가치관을 바탕으로 개혁과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오늘날 전 세계 미디어 산업을 좌우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모습은 고객을 중심에 둔 가치를 추구하며 고도의 아이디어와 기술력, 그리고 치밀한 비즈니스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추진한 전략 하나하나가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을 이용하는 기업이라고 하면 흔히 아마존이나 구글을 떠올린다. 하지만 저자는 넷플릭스야말로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필요 이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인공지능이나 기계학습과 같은 첨단 기술을 가장 모범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넷플릭스는 대부분의 의사 결정이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데이터 기반 기업이다.

 

아마존이 전체 주문의 3분의 1이 추천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과 비교해 넷플릭스는 시청 콘텐츠의 4분의 3이 추천에 의해 이뤄진다. 이런 의미에서 뛰어난 추천 알고리즘은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하면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는 상상을 초월한다. 고객 정보, 콘텐츠 관련 정보, 시청자들의 평가는 물론이고 시청자가 비디오를 시청할 때 어느 부분에서 일시정지를 하고 어느 부분에서 되감기를 하는지, 언제 어디서 영화를 보았는지 등의 정보도 모두 기록해 분석한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넷플릭스는 AI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할 뿐 아니라 각각의 고객 성향에 맞는 홈페이지 화면을 구성하고 아트워크를 최적화하도록 한다. 넷플릭스 추천 시스템은 통계, 빅데이터 분석, 기계학습을 포함한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섬네일과 아트워크를 포함한 전체 페이지가 사용자의 취향에 맞춤형으로 구성되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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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넷플릭스의 AI의 활용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근간에는 인간과 AI의 협업이 자리 잡고 있다. 보통 기업에서 AI를 이용한다고 하면 모든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계가 해결해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AI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다루는 비디오 콘텐츠 분야처럼 감각과 감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AI가 결코 모든 업무를 처리해낼 수 없다. 넷플릭스는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과 AI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분리해 협업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례로 전 세계에서 1억 8300만 명의 유료 회원이 하루에 수억 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스트리밍한다. 여기서 얻은 엄청난 양의 데이트를 이용해 개인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추천하는 업무는 기계학습을 통해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반면에 영화를 주의 깊게 감상한 후 그 영화의 미묘한 내용을 바탕으로 태그를 붙이는 작업은 콘텐츠 전문가에게 맡긴다. 인간이 효율적으로 할 수 없는 작업은 기계에 할당해 자동화하지만, 관련 주제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진 전문가를 기계와 협력하도록 함으로써 정확하게 최적화된 개인 추천 시스템과 맞춤형 홈페이지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콘텐츠와 성장 스토리를 중심으로 넷플릭스를 분석해왔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넷플릭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초고속 성장이라는 넷플릭스의 화려한 이름 뒤에 감춰져 드러나지 않았던 탁월한 기술력의 비밀을 일목요연하게 분석해 흥미롭게 풀어낸다.


넷플릭스의 등장은 국내 미디어 산업에도 제작과 유통 구조를 뿌리부터 흔드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제작사들은 작품의 편성권을 쥐고 있는 방송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공동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과거처럼 지상파 3사에 매달릴 필요 없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작품을 방영할 수 있게 됐다. 제작사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넷플릭스의 혁신적인 제작 방식 또한 국내 제작 환경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안정적 작품 제작을 위해 제작사에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하는 동시에 작가에게 무한한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넷플릭스의 원칙은 불합리한 관행으로 국내 제작 환경을 변화시키며 더 좋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들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방식, 즉 소비자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 그리고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과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존 미디어 업계의 시대에 뒤떨어진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도록 압박하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 미디어 분야의 혁신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것이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 시대에 넷플릭스가 인공지능을 포함한 새로운 ICT 기술과 파괴적 혁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협력적으로 이뤄내는 가치 창출 과정은 국내 기업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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