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진단] 한국 철강기업들에게 탄소중립 의미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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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진단] 한국 철강기업들에게 탄소중립 의미는 무엇

철강, 국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13% 넘어.. 온실가스 고배출 산업
철광석·유연탄 전량 수입.. 철 스크랩 78% 국내조달, 기타 수입 의존
업계, 탄소중립 위한 대안으로 그린수소 활용 수소환원철 생산 주목

  • 이종은 sailing25@naver.com
  • 등록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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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의 달성 여부는 주요 탄소집약형 산업인 철강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철강 부문은 우리나라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온실가스 고배출 산업이다. 이에 탄소중립위원회에서는 2050년 고로 사용의 단계적 폐지를 권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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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한국 정부의 철강 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단기 배출량 감축 목표와 정책을 확인할 수 없는 실정으로, 주요 철강 회사 역시 유의미한 배출량 감축을 2040년 이후로 미루고 있어 기후위기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각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철강 산업의 탈탄소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글래스고 브레이크스루(Glasgow Breakthrough)’에 동참을 촉구했다. 


‘글래스고 브레이크스루’는 COP26의 일환으로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고 철강을 포함한 주요 부문에서의 국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영국이 발표한 선언이다. 이는 오는 2030년까지 생산 효율화와 저탄소 철강 기술의 성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가 거의 없는 철강이 자리 잡아야 할 필요성을 담고 있다.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주요 철강 강국의 리더십이 필요하고 각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며 동참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탈탄소 및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 개발과 촉진 △탈탄소 및 저탄소 철강에 대한 수요를 이끌 수 있는 조달 정책 마련 △신기술 개발을 위한 민간 부문 투자를 유도할 혁신적 재정 인센티브 확충 등을 각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철강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를 차지하며 탈탄소 노력이 지속돼야 할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대표적인 철강 생산 강국으로, 2020년 기준 전 세계 철강 생산 점유율이 각각 3.5%, 4.4%로 전 세계 6위와 3위를 차지했다. 호주는 전 세계 철광석 중 37.5%를 생산하는 최대 철광석 생산국인데, 2019년 기준 한국은 호주로부터 전체 철광석 수입 중 72.6%를, 전체 코크스용 유연탄 수입 중 43.8%를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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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및 배출집약도 추이. 기후솔루션 제공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전세계적 공동의 목표와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18년 기준 국내 산업 부문 배출량의 약 39%,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13%를 점유하고 있는 철강 산업에서의 탈탄소가 중요한 과제가 된 것이다. 

 

기후솔루션의 한국 철강산업 탄소중립 대응 동향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화석연료 중단, 내연기관 차량 제한 등 다른 영역에서의 탄소중립 논의가 활발한 것에 반해 철강 산업의 탈탄소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비교적 한정적인 실정이다.


2018년 기준 한국은 전 세계 철강 생산량 가운데 약 4%를 차지하는 등 세계 6위 철강 강국으로 불린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철강재에 대한 총수요 중 국내 수요는 64%며, 이 가운데 78%가 자동차, 건설, 조선에 출하되는 식이다. 

 

2019~2020년 국내 철강 부문 전체 배출량의 약 92%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인데 각각 전 세계 조강 생산량 상위 5위와 16위를 기록하는 철강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올해 2월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주요 6개 철강사가 2050년 탄소중립 공동선언을 하기도 했다.


철강 산업은 높은 에너지 사용 집약도와 고로-전로(BF-BOF) 공정 내 단위 열량 당 탄소 배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철강 생산 방식인 고로-전로 방식을 보면 원재료는 철광석과 코크스용 유연탄이며, 쇳물(용선)을 만드는 제선 공정에서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기로 방식은 철 스크랩이 원재료며, 전기로 고철을 가열해 녹이는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 사용으로 인한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과 가탄재∙전극봉 사용에 따른 공정배출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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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철강 산업의 후발주자였음에도 급격한 성장으로 세계적 철강회사와 어깨를 견준 것과 같이 탈탄소 철강시대에서도 그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철강 산업은 철광석과 유연탄을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철 스크랩은 지난해 기준 약 78%를 국내에서 조달,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9년 기준 전체 철광석과 코크스용 유연탄을 각각 72.6%, 43.8%만큼 모두 호주로부터 수입하며 그 규모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철강 산업이 파리협정에서 정한 1.5도 목표 준수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탄소 기반인 기존 고로-전로 중심의 철강 생산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한국이 철강 산업의 후발주자였음에도 급격한 성장으로 세계적 철강회사와 어깨를 견준 것과 같이 탈탄소 철강시대에서도 그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포함해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제안하고 있는 대안 가운데 하나는 그린수소를 활용한 수소환원철 생산이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범 연구와 사업이 진행 중으로, 빠른 수소환원제철 공정의 정착을 위해 △저탄소 친환경 철강 제품에 대한 초기 시장 형성에 필요한 기반 제공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재생에너지 비중 향상 및 다양한 재생에너지 유통경로 구축 △철강회사들의 구체적 추가 목표 설정의 필요성 및 정부와 시장의 지원∙감시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 탈탄소 철강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일정 수준의 지원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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