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숙면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마크 밀스테인 '브레인 키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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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산책] 숙면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마크 밀스테인 '브레인 키핑' 外

  • 손유지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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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키핑 - 지금의 뇌를 30년 동안 잘 쓰는 법 

마크 밀스테인 지음, 박선령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실제 나이는 80대 이상이지만 인지 기능은 그보다 수십 년이나 젊은 ‘슈퍼 에이저’로 분류되는 집단이 있다. 연구진은 18개월 동안 100세 이상의 슈퍼 에이저 330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기간 동안 그들의 기억력이나 인지 능력은 약 2년 가까이 전혀 쇠퇴하지 않았다. 이 건강한 뇌를 가진 노인들의 비밀은 모두 ‘뇌에 좋은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숙면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뇌 속 쓰레기가 깨끗이 청소된다면?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것들을 자꾸 까먹는다는 생각이 든 적 없는가. 분명한 목적을 갖고 인터넷 검색창을 열어놓고는 무얼 검색하려던 건지 생각이 나지 않아 몇 분 전의 상황을 되짚어보다가, 그제야 다시 기억이 떠올라 ‘아, 맞다!’라며 내적 환호성을 질러본 경험이 있진 않은가. 만약 이런 일을 자주 겪는다면, 당신의 뇌 건강에는 이미 적신호가 켜졌을 수 있다.


저자는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까지 번져간 이 ‘뇌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신 뇌 과학 연구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자 이 책을 썼다. 

 

미국의 뇌 건강 연구가이자, ‘최적의 뇌를 유지하는 법’을 소개하는 강연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뇌를 망치는 건 매일 반복하고 있는 ‘습관’이며,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7가지 생활 습관’을 소개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전한다.


늙지 않는 뇌를 만들어주는 마법의 약은 없다. 하지만 하루 10분을 투자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좋은 생활 습관을 갖도록 노력한다면, 30년 뒤에도 우리의 뇌는 가장 탁월했던 그 모습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식단과 운동, 수면 등 작은 변화를 통해 맑은 정신과 뚜렷한 집중력을 되찾는 놀라운 경험을 맛보게 될 것이다.


자주 깜빡깜빡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집중력마저 잃어버린 사람들이 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기억력과 집중력을 도둑맞았다고 말하는 시대에 생산성 저하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집어 든 당신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터다. 머리에 안개가 낀 것 같이 멍한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을 뜻하는 ‘브레인 포그’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니, 뇌 건강 문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이런 문제를 마주한 현대들을 위해 우리의 뇌를 가장 탁월했던 때로 되돌리고, 이를 유지할 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최신 뇌 과학을 기반으로 ‘건강한 뇌를 평생 유지하는 법’을 연구한 저자는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뇌와 신체 전반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심장에는 약 4만 개의 감각신경세포가 있어 뇌와 여러 정보를 주고받고 있으며, 장에는 약 5억 개의 뉴런이 있어 ‘제2의 뇌’라고 불릴 정도로 뇌와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 건강을 회복하는 일은 우리 몸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져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단 하나의 습관만 바꿔도 놀라운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손쉽게 뇌의 건강을 회복하고, 그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며 살 수 있는데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이가 들면 육체의 기능이 조금씩 떨어지듯 뇌도 변한다. 그에 따라 인지 기능 및 정신 기능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인간의 뇌는 40세 이후부터 10년마다 약 5퍼센트씩 그 크기가 줄어든다고 한다. 


뇌가 작아질수록 기억력, 집중력, 생산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심각한 경우에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뇌 질환, 우울증 등 각종 정신 건강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통계와 다르게 아무리 나이 들어도 평생 스무 살의 뇌를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슈퍼 에이저’라는 집단이다. 저자는 바로 이 슈퍼 에이저의 삶에 주목해 그들의 인생에서 지금의 뇌를 30년 더 잘 쓸 수 있는 ‘브레인 키핑’의 비밀을 찾아냈다. 그 비밀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뇌에 좋은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뇌에 좋은 생활 방식을 유지’한다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일까? 아주 간단하다. 해가 뜰 때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든다. 좋아하는 음식에 늘 채소를 곁들여 먹고, 이웃과 서로 안부를 물으며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매일 새로운 것을 읽거나 배운다. 이렇게 자연의 흐름에 맞춰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뇌는 충분히 그 젊음을 유지한다. 실제로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의 생활 습관을 바꾸도록 한 뒤, 약 6개월 후 뇌를 스캔하자 전후로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실험 참가자 중 습관을 바꾼 집단은 마치 타임머신에라도 집어넣은 것처럼 뇌가 이전보다 젊고 통통해졌다. 이는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조치임을 보여준다. 건강한 생활을 이해하고 이를 위한 습관을 하나씩 갖춰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늙지 않는 뇌’를 갖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수면, 마음챙김, 운동, 감정, 식습관, 환경, 집중의 7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여기서 말하는 습관 개선은 그저 말만 쉬운 조언이 아니다. 점심 먹기 전에 10분 간단히 걷는 것, 좋아하는 것을 먹되 채소나 견과류 한 줌을 더하는 것처럼 오늘 당장 시도할 수 있는 아주 쉽고 사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자연의 시계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하면 뇌는 당신의 생각보다 아주 빠르게 회복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신체에서 가장 신비롭다는 ‘뇌’가 가진 회복의 힘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최신 과학 연구를 토대로 그가 터득한 ‘뇌 건강 일주일 챌린지’가 수록되어 있다. 이를 그대로 따라 하거나 내 생활에 맞춰 조금씩 변형해 실천해본다면, 당신은 적어도 30년 더 최적화된 뇌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뇌 건강’은 우리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지금 마시는 술 한 잔, 당이 떨어질 때 먹는 초콜릿 하나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잃어버린 집중력을 되찾고, 더 많이 기억하며 뇌에 활력을 되찾아줄 습관들을 지금부터라도 당신의 삶 안에 차곡차곡 쌓아나간다면, 당신이 지킬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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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길 - 양세형 시집 

양세형 지음, 이야기장수 펴냄


‘시라는 것에 대해 잘 모릅니다. 1985년 8월 경기도 동두천에서 태어나 국민학교 시절 앞으로는 논밭, 뒤로는 산이 있는 마을에 살았습니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 떠들썩한 것이라곤 새 울음소리 풀벌레 소리 흙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전부인 곳이었습니다. 신발가방을 발로 차며 걸었던 논두렁길, 마을 입구를 지키는 아카시아나무 아래 누워 가로등 없는 길 위로 더 반짝이던 밤하늘을 보면서 신비로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무식한 머릿속에선 설명되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하나의 단어들을 끄집어내어 조립하면 글이 되었고, 어린 시절 저는 혼자만의 행복한 놀이에 빠져들었습니다. 마흔 살이 다가오는 지금도 신비로운 감정은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코미디언 양세형의 첫 시집. 언뜻 의외의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들을 웃겨주는 이 코미디언과 시의 만남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어렸을 때부터 단어들을 조립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행복한 놀이’를 즐겼다는 그는 후배 개그맨들의 결혼식에서 직접 쓴 감동적인 축시를 낭독해 유튜브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이 시집의 표제시가 된 이 책을 즉석에서 쓰고 낭독해 패널들의 찬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여태까지 단 한 권의 시집도 내지 않았으나,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시를 필사하거나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사람까지 나타났고, 그는 시집 없는 시인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조용히 시를 선물해왔다.


사람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시대, 그리고 시는 더더욱 팔리지 않는 시대, 어느 날 서점에 들렀다가 유독 한적한 시 코너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는 그는 이제 오랫동안 써왔던 자작시들을 엮어 첫 시집을 내놓는다. 


자신이 탁월하게 가장 잘 쓰는 사람이라서 시집을 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는 코미디언 양세형도 이렇게 시를 좋아하고 직접 쓰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시를 어려워하지 않고 가까이하며 읽고 쓰고 아껴주기를 저자는 바란다. 


시라는 이 ‘행복한 놀이’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공유되기를 바란다. 양세형에게 시는 일상 속에서 ‘당신을 생각하고, 떠올리는 단어를 받아 적으면 말이 되는 너무 쉬운 글’이기에 - 「시를 쓰게 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또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굳이 작가나 시인이라는 타이틀이 없어도 ‘계속 바라보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글이기에.


어려운 말 하나 없이 단정하고 깨끗한 일상어로 쓰인 양세형의 시집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코미디언의 기쁨과 슬픔, 일상 풍경에서 양말 한 짝, 구름 한 점을 보고 상상한 재치 있고 애틋한 시들이 가득하다. 


또한 몸은 영락없이 아이인데 얼굴은 지긋이 나이든 어른인 <아저씨> 시리즈를 통해 현대의 ‘우는 어른’들을 포착해온 박진성 조각가의 조각작품들을 시와 함께 절묘하게 배치해 시집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는 시집 이 책의 저자 인세 수익금 전액을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을 돕는 ‘등대장학회’에 기부한다.


이 시집이 출간되어 세상에 나가기 시작하는 12월 4일은 공교롭게도 암투병 끝에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의 생신이다. 이 시집엔 아버지에 대한 시들이 유독 많다. 


아버지를 향한 깊은 그리움이 이 시집의 어느 부분들을 태어나게 했을 것이다. “아빠가 해주는 삼겹살김치볶음 먹고 싶어요”라고 투정을 부려보다가, 하루는 아버지의 옛 전화번호로 문득 전화를 걸어본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확인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차가운 목소리만 매번 돌아오지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전화번호가 있다. - 「아빠 번호」 중에서


방송과 무대에서 재치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그의 일상과 머릿속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들도 눈에 띈다. 그의 하늘엔 아무도 보지 못하고 궁금해하지 않는 공룡과 불사조가 나타나고, 고단한 하루 끝엔 벗어놓은 양말이 ‘세탁기와 벽 틈 사이를 오르다 지쳐’ 멍하니 세탁바구니를 바라본다.


보산 국민학교 운동장/나에게만 보였던/하늘의 거대한 공룡 구름은//디지털미디어시티 광장에서도/역시나 나에게만 보인다.// 부리부리한 눈과/날카로운 발톱의/거대한 공룡이 나타났는데/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제발 누구라도 봤으면 좋겠다./오늘은 공룡 뒤로/불사조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 「고개 들어 하늘 봐요」 중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한쪽 양말/서랍 깊숙이 어두운 곳에/울다 지쳐/엎드려 잠들어 있다.// 짝짝이 양말들 속/한쪽 양말/얼마나 서러웠을까./얼마나 부러웠을까./얼마나 그리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한쪽 양말/세탁기와 벽 틈 사이/오르다 지쳐/세탁바구니 멍하니 본다. - 「양말」 중에서


저자의 시엔 유독 ‘별’의 심상이 많이 등장한다. 돌아가셔서 하늘의 별이 된 아버지, 관객석에서 반짝거리는 눈으로 코미디언들을 향해 박수치는 사람들, 가끔 초라하고 슬프지만 아침마다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시작하는 사람들, 그러다 다시 퇴근길 지하철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세상의 모든 반짝거리는 사람들, 남몰래 울고 싶은 어른들, 이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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